라벨이 팬문화인 게시물 표시

오프라인 팬문화가 사라진 이유

이미지
요즘 덕질을 보면 대부분 온라인에서 이루어지잖아요. 근데 예전에는 완전히 달랐어요. 팬문화 자체가 거의 오프라인 중심이었거든요. 저의 HOT 팬이었을 때를 떠올려보면 그 시절 덕질은 “직접 움직여야 하는 활동”이었어요. 1세대 오프라인 팬문화 그때는 지금처럼 SNS나 유튜브가 없었어요. 아이돌 소식은 팬클럽 사서함이나 잡지, TV를 통해서만 알 수 있었죠. 그래서 팬들은 직접 움직였어요. 공개방송 가고, 팬미팅 가고, 콘서트 가고 현장에 가야만 아이돌을 볼 수 있었거든요. 앨범사는 것, 굿즈사고 받는것 모두 마찬가지였어요. 오프라인 매장에 가야만 앨범을 살 수 있었고, 굿즈도 오프라인에서 사고 받았어요. 제 기억에 그 시절에는 택배도 흔히 있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팬들끼리도 만나고 같이 기다리고, 같이 응원하면서 관계가 만들어졌어요. 덕질은 ‘참여’가 아니라 ‘출석’에 가까웠던 시절이었다 팬들끼리의 연결도 오프라인 중심 요즘은 트위터나 커뮤니티에서 바로 소통하지만 예전에는 팬들끼리 연결되는 것도 쉽지 않았어요. 그래서 팬카페 정모나, 팬들끼리 모임 같은 게 자연스럽게 생겼고 그게 하나의 문화였어요. 같이 모여서 영상 보고, 굿즈 나누고 같은 팬이라는 이유로 금방 친해지기도 했고요. 온라인이 등장하면서 바뀐 구조 이 문화가 바뀌기 시작한 건 인터넷과 스마트폰이 보편화되면서부터인 것 같아요. 이제는 굳이 현장에 가지 않아도 영상도 볼 수 있고, 정보도 바로 알 수 있게 됐잖아요. 직캠, 라이브 방송, SNS… 아이돌을 접할 수 있는 방법이 너무 많아졌어요. 그러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굳이 오프라인까지 나가지 않아도 되는 구조가 된 거죠. 편해진 대신 줄어든 ‘함께하는 경험’ 지금은 확실히 덕질이 편해졌어요. 집에서도 다 할 수 있으니까요. 근데 그 대신 줄어든 것도 있는 것 같아요. 같이 기다리고,...

사생팬 문화의 시작 (1세대 HOT, 2세대 홈마, 건강한 팬덤)

이미지
솔직히 저는 1세대 아이돌 HOT의 팬이었을 때만 해도 사생팬이라는 개념이 이렇게까지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될 줄 몰랐습니다. 당시에도 숙소 앞에서 밤을 새우거나 아이돌이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팬들이 있었지만, 지금처럼 체계적이고 조직적인 형태는 아니었죠. 그런데 2세대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사생팬 문화는 더욱 지능화되고 악질적으로 변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제가 직접 경험한 1세대 팬덤 시절부터 현재까지 사생팬 문화가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그리고 왜 이것이 반드시 근절되어야 하는지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1세대 HOT 시절, 미성숙했던 팬덤의 시작 1990년대 후반 HOT가 등장하면서 한국에 본격적인 아이돌 팬덤 문화가 시작됐습니다. 제가 HOT 팬으로 활동하던 그 시절을 돌이켜보면, 팬들의 열정은 대단했지만 그만큼 미성숙한 면도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팬레터를 보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인 팬 활동이었는데, 일부 팬들은 자신의 혈서를 쓰거나 생리혈이 묻은 생리대를 보내는 등 지금 생각해도 소름 끼치는 행동을 했습니다. HOT가 가는 곳이면 어디든 따라다니고, 숙소 앞에서 밤을 새며 기다리는 팬들의 모습이 뉴스에 나올 정도로 흔한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당시에는 SNS가 없던 시대였고, 아이돌이나 소속사가 직접 나서서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거의 없었습니다. 아마도 더 심한 경우가 있었을지 모르지만, 그런 사례들이 수면 위로 노출되는 일은 드물었죠. 지금 생각해보면 그때는 팬덤 문화 자체가 생긴 지 얼마 안 된 시기여서, 팬들도 어디까지가 허용되는 선인지 스스로 판단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제 경험상 1세대 시절의 사생팬 문화는 개인적이고 산발적인 형태였습니다. 조직적인 네트워크나 정보 공유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에, 각자가 나름대로 아이돌에게 접근하려는 시도를 했던 것이죠. 물론 그것도 충분히 문제였지만, 2세대 이후에 비하면 그나마 '순수한' 열정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세대 홈마 문화와 사생택시의 등장 2000...

아이돌 생일이벤트 (생일카페, 팬덤문화, 과열우려)

이미지
아이돌 생일이벤트가 언제부터 이렇게 화려해졌을까요? 제가 1세대 아이돌 팬이었던 시절과 비교하면 지금의 생일카페 문화는 완전히 다른 차원입니다. 당시에는 멤버 집 앞에 모여 생일축하를 외치거나 편지와 선물을 전달하는 게 전부였는데, 요즘은 카페를 통째로 빌려 디피(DP, Display의 약자로 전시·장식을 뜻합니다)를 하고 특전 굿즈까지 제작해서 나눠주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 변화가 팬덤 문화의 발전일까요, 아니면 과열의 신호일까요? 생일카페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생일카페란 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의 생일을 기념해 카페나 펍 같은 공간을 대관해서 꾸며놓고, 방문하는 팬들에게 특전(특별 제공 굿즈)을 나눠주는 이벤트를 말합니다. 쉽게 말해 팬들이 직접 기획하고 운영하는 생일 축하 파티 공간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제가 HOT 팬이었던 1990년대 후반~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런 문화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당시 저희는 주로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팬심을 표현했습니다. 부산에서 팬들끼리 작은 소극장을 빌려 영상회를 연 적이 있는데, 멤버들의 희귀 영상을 함께 보며 하얀 풍선을 흔들고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납니다. 그때는 그게 최고의 이벤트였죠. 지금처럼 SNS가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팬들끼리의 결속력은 오히려 더 강했던 것 같습니다. 생일카페 문화가 본격화된 건 2010년대 중반 이후로 보입니다. K-POP이 해외로 확산되면서 팬덤 규모가 커졌고, SNS를 통해 이벤트를 홍보하고 인증하는 문화가 자리 잡으면서 생일카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특히 홍대나 강남 같은 접근성 좋은 지역에는 2월과 9월(아이돌 생일이 집중된 시기)만 되면 골목마다 생일카페가 열릴 정도입니다( 출처: 문화체육관광부 ). 제가 최근 자주 가던 카페를 찾았을 때도 며칠간 아이돌 생일카페로 운영된다는 안내문을 봤는데, 카페 주인 말로는 팬들이 약 1500만 원 정도를 들여 대관하고 꾸민다고 하더군요. 특전부터 럭드까지, 생일카페의 모든 것 생일카페를 열려면...

콘서트 본인확인 과도함 (암표근절, 티켓팅, 팬문화)

이미지
솔직히 저는 최근까지 콘서트 본인확인이 이렇게까지 심각한 수준인 줄 몰랐습니다. 데이식스 팬 미팅에서 경찰까지 동행해 신원을 확인했지만 입장을 거부당한 팬이 있다는 소식을 접하고 나서야, 제가 HOT 콘서트를 보러 다니던 시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이 됐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암표를 근절한다는 명분 아래 정작 진짜 팬들이 모욕감을 느끼며 입장조차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었습니다. 암표근절 명목으로 시작된 과도한 본인확인 요즘 케이팝 콘서트 에서는 암표 근절을 이유로 입장 시 본인확인을 진행합니다. 여기서 본인확인이란 티켓 구매자와 실제 입장자가 동일인인지 확인하는 절차를 뜻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증, 가족관계증명서, 등본, 생활기록부까지 요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는 점입니다. 심지어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 이름을 물어보거나, 신분증 발급 일자를 외우고 있는지 확인하는 황당한 상황까지 벌어지고 있습니다. 한 팬은 고모 명의로 티켓을 구매했다는 이유로 "왜 부모님이 아닌 고모 명의로 했는지 설명하라"는 요구를 받았다고 합니다. 공연을 보러 온 자리에서 본인의 가정사까지 설명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절차가 모든 관객에게 동등하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어떤 사람은 간단한 확인만으로 통과하는 반면, 어떤 사람은 온갖 서류를 제출하고도 의심을 받습니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강요죄의 한 유형으로 볼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출처: 법제처 ). 합의하지 않은 개인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다는 협박에 가까운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티켓팅 전쟁, 예전과 지금의 차이 제가 HOT 팬이었던 시절에는 콘서트 티켓을 제일은행에서 선착순으로 구매했습니다. 은행이 오픈하기 전날 밤부터 줄을 서서 기다려야 했는데, 추운 길바닥에 앉아 밤을 새는 건 힘들었지만 그 시간이 지루하지만은 않았습니다. 같은 가수를 좋아하는 팬들끼리 모여서 친목도 다지고, 콘서트 티켓을 살 생각에 흥분되어 있었으니까요. 그때는 부지런...